2004년 12월 02일
아직도 그립니...?


술이라도 한잔 걸치고 늦어진 귀가시간에 아파트 입구를 돌아가면 제일 먼저, 환한 불빛의 편의점이 나를 반겨줍니다.
마주하고 있는 슈퍼마켓보다 이곳을 자주 이용하는 이유는 다양한 상품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겐다즈 블랙커런트, 때로는 비스켓이나 쿠키, 이런 저런 잡화에 이르기까지...
필름이 끊어졌다 이어지기를 반복하던 어느날 밤, ‘꿀물’ 한병 사러 들어갔다가, 책 판매대에 꽂힌 아주 요상스런 책을 발견했지요. 좀처럼 서점이라 불리는 곳 이외에서는 책을 사는 성격이 아닌지라, 그냥 지나치려 했지만, 그러기엔 그 책의 저자나 디자인이 그냥 두지 않더군요. 덥석 사버렸습니다. 그 책이 바로 <그때 나를 통과하는 바람이 내게 물었다. 아직도... 그립니?>입니다. 일주일이나 쇼파 구석에 처박혀 있다가 나중에서야 읽어던 기억이 납니다.
저자는 박광수, 사진도 박광수.
‘불륜’이라는 세상에 나도는 소문을 인정하고 아픈 뒷모습으로 ‘광수생각’도 접고 사라졌던 그가 뜻밖의 책으로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책비닐 포장엔 진공상태에 물이 담겨있습니다. 이리저리 돌려보면 정말 빗물이, 아니 눈물이 흐르는 것 같은 착각을 주는... 그리고 책을 펼치면 그가 마주했던 사물과 자연을 찍어 칼럼식으로 써내려간 에세이집이었습니다.
갑작스럽게 그 책이 또다시 떠오른 것은 요즘 많은 눈물을 쏟아내고 있을 '그녀'때문인것 같습니다. 비닐 안의 투명한 물처럼 오늘도 여전히 아픈 가슴 쓸어내리고 있을 '그녀'...
그녀에게 이책을 선물하고 싶어졌습니다. 하지만 '절/판'...
내것이라도 주고 싶은데... 도대체 어떤 놈이 빌려가서 가지고 오지 않고 있는건지 당최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아쉬운 마음 뒤로 하고... 조금더 추위가 강해지면 강원도 어느 산골, 좁은 툇마루에 앉아있으면 구름이 통과해 지나간다는 그곳에 그녀와 한번 다녀오고 싶습니다...
기억도 나지 않는 광수님의 강원도 어느 산골...
왠지 그곳이라면 그녀의 아픈 가슴이 조금은 편안해 지지 않을까요?
세상의 아픈 시선과 쓰린 가슴아림을 이겨낸 광수님처럼...
# by | 2004/12/02 20:35 | DayByDay | 트랙백(1)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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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그때 나를 통과하는 바람이 내게 물었다. 아직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니? 오른쪽 길로 가야할지, 왼쪽 길로 가야할지.. 오른쪽 길로 가면 완전히 잘못가는 건 아닐까, 또 왼쪽 길로 가면 내가 가려던 방향과 더 멀어지는 걸 아닐까,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니? 우리가 살다보면은 그런 상황들이 한 두번쯤은 꼭 온단다.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고, 알려주는 사람은 없고, 더군다나 내 목적지가 어딘지조차 잃어버렸을 때 말이야.. 너무 막막하지? 하지만 기억해야 해.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막막해도 그 길에 그냥 멈춰 서 있어선 안되는 거야. 결정의......more
글구 그다지 감동적이지 않은 글이지 않냐? 무쟈게 슬픈 글인데..